우리 관계는 이제 끝인 걸까-
'어디야?'
아무렇게나 라인을 보내고 아스카는 카페 창가에 앉아 창가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다와가. 미안, 빨리 갈게'
라는 쥬다이의 문자에 아스카는 그저 휴대폰을 뒤집고 빨대로 커피잔 속을 한번 휘저은 후, 다시 창가
를 쳐다볼 뿐이었다.
예전에 너는 이렇게 늦게 오지 않았는데-
-언제나 나보다 먼저 와 있었잖아.
언제부터 내가 널 기다리고 너는 이런 날 당연한 듯 생각하게 된 걸까-
어쩌면 내가 널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걸까-
잠시 후, 딸랑거리는 카페의 요란한 종소리와 함께 쥬다이가 나타났다.
"미안 아스카, 기다렸지?"
"아냐- 뭐 마실래?"
언제부터 우리의 첫인사는 미안함으로 시작된 걸까
쥬다이가 온 지 5분이 지나도록 두 사람은 아무 말이 없었다.
카페는 요란한데- 왜 우리는 요란하지 않은 걸까..
아스카는 쥬다이를 쳐다봤다.
예전의 달콤했던 그 설렘은, 이젠 다 녹아내려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만 같았다.
"응? 왜? 나 뭐 묻었어?"
"아냐 아무것도."
창가를 보고 있던 쥬다이가 인기척을 느끼고는, 아스카에게 말을 걸었다.
그 말에는, 애틋함도 사랑스러움도 아무것도 담겨있지 않은, 그저 무미건조한 느낌이 들었다.
예전이었다면, 서로 창가가 아닌, 서로의 얼굴을 보며 웃고 있었는데-
컵 가득 담겨있던 커피의 진한 색과 향만큼, 두 사람은 정말 달달하고 진하게 사랑해 왔다.
그런 생각이 들자 아스카의 눈엔 눈물이 맺혔다.
영원할 거라 생각했던 우리의 연애는, 우리의 관계는 여기서 끝이 나는구나-
영원이란 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다.
"쥬다이"
"응?"
"고마워"
고개를 푹 숙인 채, 아스카는 눈물을 애써 삼키며 말했다.
"너 울어?"
"아냐"
눈물을 삼키며 아스카는 쥬다이를 쳐다봤다.
지금 넌, 무슨 감정으로 날 보고 있니?
두 사람의 잔 속에 가득 차 있던 커피는 어느새 얼음만이 남아 있었다.
"쥬다이"
"응"
"미안한데....."
아스카는 더 이상 말하기 힘들었다.…
정말 이렇게 끝인 걸까..
"미안한데... 우린 여기까진 것 같아"
"무슨 소리야 그게"
"미안해, 헤어지자"
쥬다이의 동공이 흔들렸다.
그러나 이내, 모든 것을 이해한 듯, 천천히 입을 뗐다.
"....... 그래......"
"행복했어."
"나도. 잘 지내."
서로 웃으며 대화를 끝냈다. 그리고 다시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잠시 후, 카페의 종소리와 함께, 쥬다이는 가버렸다.
아스카는 창밖 걸어가는 쥬다이의 쓸쓸한 옆모습을 보다가, 길을 걷는 다른 커플들을 보다가, 이내 비어버린 자신의 커피잔을 보았다.
커피잔 속엔 이미, 얼음의 달그락 거리는 소리만 들렸다.
달그락거리는 얼음과 함께, 두 사람의 관계도 식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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