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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노시티의 시내 한복판이 벌써부터 반짝이고 있었다.
광장에는 커다란 트리가 반짝이고 있었고,
빨간 옷을 입은 구세군이 종을 딸랑거리며 서 있었다.
듀얼아카데미아도 예외는 아니었다.
언제 내렸는지 모를 눈길과, 각 기숙사 앞에 세워진 트리가 저마다 반짝이고 있었다.

아직 크리스마스까지 하루 남았는데.

"선생님은 크리스마스에 뭐하세요?"
"바보야! 선생님은 남편분과 오븟하게 지낼거잖아!"

아스카는 그런 학생들을 보며 싱긋 웃고는 교무실로 향했다.

"이브인데 이렇게나 쓸쓸하다니.."
아무도 없는 텅빈 교무실에서 중얼거리곤, 서둘러 가방을 챙겨 퇴근했다.


눈길을 걸으며 집에 도착하니 제일 먼저 마주한건 결혼사진이었다.
아스카는 멀찍이 사진을 쳐다보다, 한숨을 쉬었다.

"이브정도는 와줘도 되잖아."

2년전쯤, 아스카는 쥬다이와 결혼했다.
그의 청혼이 당황스러웠지만, 그를 사랑했기에 청혼을 받아들였다.

결혼 후에도 여행하러 나갔다 가끔씩 들리곤 했지만, 그런모습이 아스카에겐 잠시 보였다 사라지는 환상같았다.


서둘러 밥을 먹고, 티비를 켰다.
어느 채널을 돌려도 크리스마스이야기 뿐이었다.
티비속에 보이는 커플들이, 아스카의 눈에는 그저 부러웠다.

"너무하네, 크리스마스인데."

아스카는 짜증난듯 퉁명스럽게 중얼거렸다.

쥬다이가 여행을 가는 것엔 이유가 있고, 아스카는 이를 이해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투정부리고 싶었다.

지난 2년간 우린 몇번을 만났을까..

그맇게 투정을 부려봤자, 들어줄 사람조차 없음을 알고서 아스카는 그저 멍하니 티비를 보고있었다.
티비속 커플들이 그저 부러웠다.


띵동,
시간이 꽤 지났을때 였을까, 벨이 울렸다.
택배같은건 시킨 적 없는데.
이 밤에 누가 올 사람도 없을 터 인데.

띵동
다시 울렸다.

"누구세요?"
조심스레 문을 향해 입을 열었다.

"냐옹"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렸다. 낯선 소리였다.
아스카는 조심스레 문을 열었다.


파라오가 있었다.
그리고

"아스카, 다녀왔어!"
쥬다이가 서 있었다.

"쥬다이?"
아스카는 쥬다이를 안았다.
쥬다이는 당황했지만 이내 아스카를 안아줬다.


"안올 줄 알았어. 너무하다고 생각했어"
"미안해. 자주 못와서"
"알면 됐어"


TV속으로 보이는 커플들이, 조명들이, 트리가 더 이상 미워보이지 않았다.

"메리 크리스마스 쥬다이."
"아직 이브야"
"알고있어. 난 오늘도 크리스마스라고"

창문밖으로 흰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쥬다이는 아스카의 볼을 쓰다듬었다.
그리고 이내 입을 맞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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