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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챠!”

그 말은 나에게 마법의 주문과도 같았다.

 

즐거운 듀얼이었어!”

그 말은 나에게 즐거움을 주던 말이었다.

 

웃으며 내밀던 두 손가락은, 지금도 잊을 수 없는 너의 모습이었다.

 

늘 따분했던 내 일생에, 너는 단 한줄기 태양과도 같은 존재였다.

 

 

아스카씨!!”

아스카씨 아스카씨. 매일같이 들리는 이 말들은 이제 질릴 뿐이었다.

긴 금발을 휘날리는 순간 하루종일 듀얼을 요청해오는 학생들, 그러곤 금방 쓰러지는 학생들. 그런 자신을 보고 대단하다며 칭찬하는 학생들이런 일상은 아스카에게 있어 이젠 따분할 뿐이었다.

 

110번 대단한걸!”

그날의 110번이란 소년은 정말 대단했다. 단숨에 그 크로노스 교수를 이겨버린 것은 물론이고, 아카데미아에서 대우가 최악인 오시리스 레드에 들어갔음에도 늘 긍정적이었다.

 

내 이름은 유우키 쥬다이! 잘부탁해!”

유우키 쥬다이였다. 110번은, 쥬다이는 지루한 아스카의 일상에 태양의 빛과 같은 존재였다.

그렇게 아스카의 일상에 쥬다이는 엮이기 시작하는 듯 했다.

 

아스카? 난 이녀석이랑 아무관계도 아니야

라고 했던 날, 아스카는 왠지 모르게 속상했다. 태양 같은, 아스카 일상에 없어선 안될 것 같은 쥬다이였기에, 자신의 이름을 한번이라도 불러주는 날은 왠지 모르게 설레고 기뻤기 때문에, 그 한마디는 아스카의 가슴을 왠지 모르게 후벼팠던 날이었다.

 

바보

라며 배게에 얼굴을 묻고 외치다 울었다. 수없이 반복을 하곤 했다.

그래봤자, 아스카에게 돌아오는 것은 그저 조용한 백색소음 뿐이었다.

 

 

지독하리 얽혀왔던 쥬다이는 점점 아스카의 마음 한켠에 자리잡기 시작했다.

왠지 점점 신경쓰이기 시작했고, 그렇게 세상 천진난만하게 웃는 모습에는 왠지 모를 안도감을 느꼈다. 아스카는 스스로 처음 느끼는 감정에 놀라워 했다.

 

 

그러는 감정도 잠시였다.

아카데미아에 그 쥬다이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아스카는 마치 먼 곳을 떠날 것 같은 불안감을 느꼈다.

더 이상 그 천진난만한 웃음을 보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에 휩싸였다.

쥬다이와 함께했던 생활들은 꿈이었던가, 꿈이었다면, 꿈이어도 좋으니 돌아와 줬으면 했다.

 

그 목소리, 그 웃음, 그 아름답게만 보이던 세상들이 아스카의 머릿속에서 잊혀질때쯤, 쥬다이는 돌아왔다.

 

 

쥬다이는 아스카를 비롯한 주변사람들을 피해다녔다.

아스카는 쥬다이를 보며 새로운 낯선 세상에 슬픔을 느꼈다.

 

그렇게 졸업을 맞이하는 듯 했다.

 

아스카?”

정신을 차리고 보니 눈앞에는 쥬다이가 서 있었다.

그때와 다른 쥬다이가 서 있었다. 아스카는 조금 눈물이 났지만, 이내 삼키고 쥬다이를 쳐다봤다.

 

나 말이야..”

처음과 다른 쥬다이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모습으로 서 있었다.

 

나 널..”

한줄기 빛과 같았던 쥬다이가, 아스카를 멍하니 쳐다봤다.

아스카는 그동안의 감정을 억눌렀다. 지루한 일상에 불쑥 들어온 쥬다이에게, 꿈과 같았던, 그리고 처음 느끼는 이 감정들을 말로 표현 할 수 없었다.

 

 

, 널 만나 다행이라고 생각해

결국 거짓말을 해버렸다. 좋아한다는 말이 입에서 나오질 못했다. 잡은 손은 더 슬프게만 느껴졌다.

 

돌아가려는 쥬다이에게 그때와 같은 웃음을 보았다. 아스카는 이것이야말로 현실이라 느끼고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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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진짜 안써질때 쓴거라 이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