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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악!!!"
세 번째다. 역시나 장비도 조금 망가졌다.
힘들게 딴 면허가 무색해질 만큼, 세 번이나 사고를 냈다.
이번에는 한눈 판 사이 전봇대와 부딪혔다.

"이번에도 수리비가... 으아아아..."

급히 수리센터로 보낸 후, 터덜터덜 집으로 걸어갔다.

"다녀왔습니다-"
블루마운틴의 냄새가 코 끝을 찌른다.
동거인인 잭 아틀라스가 집에 있다는 증거이다.

"재애애액~나.. 나.. 오늘 교통사고 또 내 버렸다니까 안~"
"멍청하긴!!! 면허는 어떻게 딴 거냐!! 한심하긴!!"

위로받고자 달려가서 징징거려봤더니 역시나다.
좋은 소리는 못 들을 거라 생각했던 칼리지만, 예상외의 심한 잭의 막말에 상처만 늘어났다.

"조금 위로해줘도 되잖아!!"
"너 같으면 위로해주고 싶겠냐!! 세 번이나 사고 냈는데!!"
"내고 싶어 낸 줄 알아!!"
"그럼 뭔데!!"

블루마운틴이 담긴 커피잔이 쾅!! 하고 소리 내며 조금 흘러나왔다.

언성이 높아지며 말싸움이 시작되었고, 결국 아무 말도 못 하는 건 칼리였다.

"됐어!!! 잭한테 위로받으려 했던 내가 바보 멍청이라니깐!!"

쾅!! 소리를 내며 칼리는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 그러게 사고는 왜 내서..."
블루마운틴을 홀짝거리며 잭이 중얼거렸다.

"사고 낸 쪽이 잘못한 거다. 암. 그렇고 말고."
잭은 칼리 방을 흘끗하더니 깊은 생각에 빠졌다.


-

"잭 바보. 바보 멍청이"
허공에 대고 소리쳐봤자 분은 풀리지 않았다
침대에 웅크리고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쳐다봤다.
다들 행복해 보이는데, 왜 나는 슬픈 걸까.

바보 같은 잭 때문일까,
아니면 정말 멍청하게 사고 낸 내 탓일까.

칼리는 조용히 숨죽여 울었다.


-

식사도 거르고 그대로 잠이 들어 버렸다.
칼리는 눈을 떠 수리센터로 갈 준비를 서둘렀다.

허름한 문짝을 조심스레 열어 '잭-'하고 잭을 찾아보았다.
아무도 없었다. 어디론가 나갔을까, 잭의 방 문을 노크했다.
똑똑, 아무 소리도 인기척도 나지 않았다.


"들어간다-"
조심스레 방 문을 열었다.
칼리는 그 순간, 그대로 얼어붙었다.


자신의 디 휠이, 고쳐져 있었다.
새 하얀 순백의 색으로 도색도 되어 있었다.
예쁘게 포장도 되어있었다.
왜인지 웨딩카 같았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이 세상 그 어떤 디 휠보다 빛나고 예뻐 보였으니까.

무엇 보나 잭이 손질한 게 티가 났으니까.



"잭도 참.. 말은 그렇게 하면서 은근히 신경 써준다니까-"
라며 칼리는 어린아이 마냥 신나게 디 휠을 타 여기저기를 살펴보았다.


그 순간, 디휠 구석에 꽂힌 카드를 발견했다.
하얀 청첩장 같은 카드였다. 우린 아직 결혼할 생각이 없는데? 무엇보다 잭이 그럴 마음이 없을 건데? 잭이 설마..?

칼리는 온갖 잡생각에 휩싸였다. 고작 카드 하나일 뿐인데, 앞부분에 '잭 아틀라스'라고 쓰여있긴 하지만, 잭의 카드일지 모르니까. 조마조마하며 칼리는 카드를 조심스레 열었다.


-칼리, 앞으로는 디 휠을 직접 운전해주는 남자가 되겠다.


프러포즈인가를 인지하기까지 꽤 짧은 시간이 흘렀다.
어제까지의 화는 이 카드 한 장에 눈 녹듯 녹아내렸다.


"잭은 정말 못 말리겠다니까.."

칼리는 숨죽여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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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기네요...한장 반? 정도 되더군요.

띄어쓰기도 이상하게 되어있었고...남의 회지에 무슨민폐야 이런 못난글이나 내놓고 나자신 죽어라 ㅠㅠ했습니다.

읽으셨던분들 제 부분은 눈감고 넘기셨을지도 모르실테고....

다시한번 이루님!!회지 축하드립니다!! 다음에 또 내신다면 그때도 써보도록 노....력 해보겠습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