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아스] 장마
2018. 6. 26. 00:41
-오늘부터 장마가 시작될...
TV 속 뉴스에서도, 스마트폰의 첫 기사도, 신문에서도 같은 소리만 나오기 시작했다.
지긋지긋한 장마 소식을 들으며 아스카는 거실의 커튼을 열어젖혔다.
제발 비는 오지마라고 빌며 만들어둔 테루 테루 보즈도 소용없는 듯, 베란다 저 밖으론 비가 미친 듯 내리고 있었다.
"장마 맞네..."
라며 아스카는 거실 소파에 놓여있는 가방을 집어 들고 현관 앞으로 나섰다.
신발장을 열어 우산을 집었다.
그리고 구석에 있는 신발을 힐끗 봤다.
아스카가 신기엔 다소 크고, 빨간 그런 남성용 부츠.
며칠 동안 집 나가 연락 없는 그 녀석의 신발이다.
비는 계속해서 미친 듯이 내렸다.
신고 있는 구두는 이미 흙탕물에 더러워졌다.
꿉꿉한 비 냄새와 흙냄새를 맡고 있자니 기억도 안 날 먼 옛날 그 녀석이 떠올랐다.
그날도 장마였었다. 하필이면 폭우였다.
입고 있던 치마와 구두는 모두 젖어버렸고, 짜증은 있는 대로 나 있었다. 온몸이 비에 젖어 불편한 상태로 문을 열었다.
현관에는 빨간 부츠가 눈에 들어왔다.
"쥬다이? 언제 돌아온 거야?"
"3시간 전에?"
그는 아스카에게 타월을 주며 '오랜만이야' 라며 멋쩍게 웃었다.
"오면 미리 말이라도...."
"얼레? 메시지 안 보냈던가?"
"안 보냈거든?"
아스카는 젖은 온몸을 닦으며 짜증을 냈다.
그는 미안하다며 멋쩍게 웃더니, 이내 사랑스럽다는 듯 힘껏 안았다.
몸에선 사랑스러운 냄새보다, 흙과 비 냄새가 났다.
그 냄새가 왠지 기분 나쁘지 않았다.
그렇게 흙과 비 냄새는, 그 녀석과의 추억이 되었다.
-
고된 일이 끝나고, 아스카는 지친 몸을 이끌고 현관문을 열었다.
이미 온몸은 젖어 불편했고, 무거웠다.
방 안은 조용했다.
이상하게 생각나던 그 녀석은 올해도 나타나지 않았다.
거실 속 테루 테루 보즈만이 아스카를 반겼다.
거실 속까지 들어온 흙과 비 냄새만이 그 녀석과의 추억만을 생각나게 했다.
슬픈 표정으로 아스카는 텅 빈 거실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휴대폰을 꺼내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단 한 번만이라도, 다시 나타나 타월을 주고 안아주길 바랬다.
냄새가 추억으로 끝나지 않길 바랬다.
"쥬다이..."
'..........'
계속되는 통화연결음, 받지 않는 전화.
계속해서 걸어보지만 받지 않았다.
"역시...."
아스카는 주저앉았다.
"이래선 나만 매달리는 것 같잖아.."
마음속 장마가 내린 듯 아스카는 미친 듯 눈물을 흘렸다.
매번 받지 않는 연락에 지쳐갔다.
꼭 언젠간 받으리란 희망마저 희미해져 갔다.
이젠 정말 흙과 비는 추억이라도 된 듯했다.
이젠 아스카의 마음에 장마가 온 것 같았다.
장마를 없애줄 태양같은 그 녀석은 이제 더는 볼 수 없는 것만 같았다.
아스카는 주저앉아 오열했다.
TV 속 뉴스에서도, 스마트폰의 첫 기사도, 신문에서도 같은 소리만 나오기 시작했다.
지긋지긋한 장마 소식을 들으며 아스카는 거실의 커튼을 열어젖혔다.
제발 비는 오지마라고 빌며 만들어둔 테루 테루 보즈도 소용없는 듯, 베란다 저 밖으론 비가 미친 듯 내리고 있었다.
"장마 맞네..."
라며 아스카는 거실 소파에 놓여있는 가방을 집어 들고 현관 앞으로 나섰다.
신발장을 열어 우산을 집었다.
그리고 구석에 있는 신발을 힐끗 봤다.
아스카가 신기엔 다소 크고, 빨간 그런 남성용 부츠.
며칠 동안 집 나가 연락 없는 그 녀석의 신발이다.
비는 계속해서 미친 듯이 내렸다.
신고 있는 구두는 이미 흙탕물에 더러워졌다.
꿉꿉한 비 냄새와 흙냄새를 맡고 있자니 기억도 안 날 먼 옛날 그 녀석이 떠올랐다.
그날도 장마였었다. 하필이면 폭우였다.
입고 있던 치마와 구두는 모두 젖어버렸고, 짜증은 있는 대로 나 있었다. 온몸이 비에 젖어 불편한 상태로 문을 열었다.
현관에는 빨간 부츠가 눈에 들어왔다.
"쥬다이? 언제 돌아온 거야?"
"3시간 전에?"
그는 아스카에게 타월을 주며 '오랜만이야' 라며 멋쩍게 웃었다.
"오면 미리 말이라도...."
"얼레? 메시지 안 보냈던가?"
"안 보냈거든?"
아스카는 젖은 온몸을 닦으며 짜증을 냈다.
그는 미안하다며 멋쩍게 웃더니, 이내 사랑스럽다는 듯 힘껏 안았다.
몸에선 사랑스러운 냄새보다, 흙과 비 냄새가 났다.
그 냄새가 왠지 기분 나쁘지 않았다.
그렇게 흙과 비 냄새는, 그 녀석과의 추억이 되었다.
-
고된 일이 끝나고, 아스카는 지친 몸을 이끌고 현관문을 열었다.
이미 온몸은 젖어 불편했고, 무거웠다.
방 안은 조용했다.
이상하게 생각나던 그 녀석은 올해도 나타나지 않았다.
거실 속 테루 테루 보즈만이 아스카를 반겼다.
거실 속까지 들어온 흙과 비 냄새만이 그 녀석과의 추억만을 생각나게 했다.
슬픈 표정으로 아스카는 텅 빈 거실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휴대폰을 꺼내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단 한 번만이라도, 다시 나타나 타월을 주고 안아주길 바랬다.
냄새가 추억으로 끝나지 않길 바랬다.
"쥬다이..."
'..........'
계속되는 통화연결음, 받지 않는 전화.
계속해서 걸어보지만 받지 않았다.
"역시...."
아스카는 주저앉았다.
"이래선 나만 매달리는 것 같잖아.."
마음속 장마가 내린 듯 아스카는 미친 듯 눈물을 흘렸다.
매번 받지 않는 연락에 지쳐갔다.
꼭 언젠간 받으리란 희망마저 희미해져 갔다.
이젠 정말 흙과 비는 추억이라도 된 듯했다.
이젠 아스카의 마음에 장마가 온 것 같았다.
장마를 없애줄 태양같은 그 녀석은 이제 더는 볼 수 없는 것만 같았다.
아스카는 주저앉아 오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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