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아스] 초콜릿
2018. 6. 1. 02:01
"쥬다이 오늘도 수업 안 듣는 거야?"
"그런가 봐요, 정말 쥬다이 형님 졸업은 할 수 있을는지..."
쥬다이를 걱정하는 쇼의 말을 뒤로한 채, 아스카는 한 손에 초콜릿을 쥐고 쥬다이를 찾으러 다녔다.
이 세계에서 일어났던 모든 일들은, 쥬다이에게도 모두에게도 좋은 추억은 아니었다.
그 뒤로 쥬다이는 모두를 멀리하고, 웃는 일도 적어졌다.
아스카는 그런 쥬다이가 걱정되었다.
"쥬다이..?"
쥬다이를 찾은 건 다름 아닌 학교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잔디밭에서였다.
학교에선 전혀 느껴보지 못한 바람이, 아스카의 머릿결을 스쳐 지나간다.
겨울임에도, 왠지 바람이 따뜻하게 느껴졌다.
쥬다이는 그 넓은 잔디밭 사이로, 세상 평화로운 듯 누워있었다.
아스카가 가까이 가도, 아무 인기척을 못 느낀 듯 그저 눈을 감고 지나가는 바람을 느끼는 듯 웃음 짓고 있었다.
그 날 이후로,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미소였다.
"쥬다이"
조금 더 그런 얼굴을 보고 싶었지만, 빨리 손에 든 것을 전해주고 싶은 마음에 아스카는 자신도 모른 채 쥬다이의 이름을 불렀다.
그제야 쥬다이는 인기척을 느꼈는지, 눈을 번쩍 뜨고 놀란 듯 아스카를 쳐다봤다. 그리고 이내 정색하며 앉았다.
"뭐야, 아스카 언제부터 와 있었던 거야"
"쥬다이 오늘도 수업 안 듣는다며"
아스카는 쥬다이 옆에 앉았다.
"넌 수업 가야 하잖아"
"나도 안 갈래"
"모범생도 땡땡이치는구나"
쥬다이는 아까와는 다르게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정말, 억지로 만드는 듯한 그런 웃음이었다.
바람이 계속해서 잔디밭을 쓸어갔다.
쥬다이의 머릿결도 옷도, 바람에 휘날리고 있었다.
휘날리는 옷 사이로 작은 무언가가 보였다.
"그건 뭐야?"
"이거 아까 레이가 주고 갔어. 오늘 무슨 날인가 봐."
레이가 먼저 줬다는 것에 조금 신경이 쓰였지만 쥬다이가 오늘이 발렌타인데이라는 것조차 모른다는 것에 조금 웃음이 났다.
이성에 전혀 관심 없는 쥬다이였으니 모르는 것쯤 당연하겠지.
아스카가 온 뒤로 쥬다이는 아까와 같은 웃음을 짓지 않았다.
아주 예전에, 1학년 때쯤인가, 그런 웃음을 자주 본 것 같았다.
보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달콤한 초콜릿 같은 웃음이었다.
그런 웃음에 하루하루가 즐거웠는데,
이제 그런 웃음을 보고 싶다는 건 지나친 욕심인 걸까-
"이제 볼일 없음, 난 간다."
쥬다이는 일어서서 바지를 툭툭 털곤, 발걸음을 돌렸다.
아스카가 온 지 정말 얼마 되지도 않았다.
쥬다이는 계속 이런 식으로, 우리들을, 아스카를 멀리하고 있었다.
"잠깐만 쥬다이. 줄 게 있어"
아스카의 말에 쥬다이가 가던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봤다.
아스카는 들고 있던 초콜릿을 머뭇거리다 재빨리 쥬다이에게 주었다.
이미 얼굴은 빨갛게 변해버려, 고개를 숙였다.
쥬다이는 그 모습이 신경 쓰인 건지,
"아.. 고마운데, 이게 얼굴 끼지 붉혀야 할 일이야?"
라며 초콜릿을 받고 고개 숙인 아스카의 얼굴을 보려 자신도 고개를 숙였다.
아스카의 얼굴은 더 붉어졌다.
"아파?"
눈치 없이 쥬다이가 물었다.
아스카는 답답한 듯 고개를 들었다.
"오늘은.... 그... 좋아하는 사람에게 초콜릿 주는 날이야.."
쑥스러운지 고개를 돌리고 말했다.
"아.. 그래서 아까 레이도 그랬구나.. 그렇다는 건 아스카 설마 나를..."
"이... 이제 간다!!"
아스카는 재빨리 발길을 돌려 쥬다이와 정 반대 방향으로 걸어나갔다.
"아스카- 초콜릿 고마워-"
쥬다이가 아스카를 향해 소리쳤다.
부끄러운 듯 아스카가 살짝 고개를 돌려 쥬다이를 봤다.
쥬다이가 웃고 있었다.
예전처럼 웃고 있었다.
하루하루 즐겁게 만들었던 그 달콤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아스카는 이젠 안심한 듯 조용히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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