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아오] 커피와 핫도그
2018. 6. 1. 02:02
"....... 핫도그랑 커피 줄래?"
"일부러 그런 주문 안 해도 돼."
붙임성 없긴.
아오이는 고개를 돌려 개미 한 마리 보이지 않는 조용한 광장의 전광판에 눈을 돌렸다.
전광판엔 또 다른 모습의 자신이 비추어져 있었다.
"근데... 오늘은 손님이 없지 않아?"
".... 어."
유사쿠는 대충 대답하며 소시지를 마저 굽고 있었다.
치익-소리를 내며 소시지의 냄새가 퍼진다. 아오이는 조용히 유사쿠를 쳐다봤다.
"후지키군은..겉으론 차가워보여도 사실은 그렇지 않은 사람이지?"
"........."
"후지키군 듀얼부 처음 왔을 때 내가 무례하게 덱 보여달라 했을 때 기억해?"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냐."
단 한 번도, 아오이의 얼굴을 쳐다보지 않는다. 그저 묵묵히 소시지를 계속 굽고 있을 뿐이다.
계속해서 떠나지 않고 말을 거는 아오이가 성가시거나 하진 않은 듯, 무미건조한 대답을 뱉었다.
무심히 소시지만 굽고 있던 게 싫었던 건지, 아오이는 소시지를 째려보며,
유사쿠가 자기 얘길 듣고 있는지 한 귀로 듣고 흘리는지,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었다.
"나 그때 부장한테 혼났었는데, 후지키군 그때 괜찮다며 보여줬었을 때 말이야."
"덱 보여주는 것쯤이야 별것 아니니까."
"시마군이 잡 덱이라고 놀렸을 때도 말이야-"
"그래서 결론이?"
"어? 어..그러니까.."
얘기가 길어지는 게 싫었던지, 유사쿠는 계속해서 아오이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차가운 목소리로 받아쳤다.
아오이는 째려보던 소시지에서 흠칫하며 시선을 유사쿠에게 돌렸다.
"후지키군 사실은 좋은 사람이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어."
"......."
그렇게 썩 대단한 대답이 돌아오지 않았던 듯, 유사쿠는 여전히 포커페이스를 유지한 채 소시지를 굽고 있었다.
"후지키군, 사실은 친구가 필요한 거 아니야? 아님 옛날에 무슨 일이 있었다거나.."
그의 손이 멈칫했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아오이를 쳐다봤다.
조금 놀란 듯, 손이 미세하게 떨렸다.
벌써 자신의 정체가 탄로 난 것인가-
놀란 마음과 손을 진정시키고 대답했다.
".........아니야. 만약 그렇다 쳐도 아무나 하고 친구 안 해. 첫째. 난 학교 말고도 밖에서도 친구가 없어. 둘째. 이미 그런 거에 익숙해. 셋째. ...셋째..."
말문이 막혔다. 늘 막히지 않고 튀어나왔던 세 가지의 이유였는데, 갑자기 이유가 생각나지 않는다.
왜 그런 걸까, 그 말이 사실이라서 그런 걸까-
"셋째는?"
"아무것도 아니야. 그것보다 이걸 너한테 얘기해야 할 이유가..."
그 순간, 광장의 전광판에서 정각을 알리는 소리가 들리고, 유사쿠는 말을 하려다 말았다.
정각을 알리는 소리는 점점 작아지더니 이내 안 들렸고, 개미 하나 안 보일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없는 광장 속에 바람이 조용히 지나갔다.
뻘쭘한 듯, 유사쿠는 헛기침을 두 번 하더니, 커피 머신 앞으로 몸을 돌렸다.
커피가 내려지는 소리와 함께 커피향이 트럭 너머로 퍼졌다.
"마실래?"
유사쿠가 갓 내린 커피를 내밀었다.
당황한 듯 아오이가 받아야 하나 망설이며 손을 휘젓는다.
"돈은 안 받을 테니까."
"그.. 그럼 고마워.. 잘 마실게"
아오이가 한입 마시는 걸 보더니, 잠시 후 유사쿠가 트럭 밖으로 나왔다.
"후지키군?"
"저 안은 답답해서."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광장 저편에 있는 전광판 속의 광고를 봤다.
"핫도그도 먹어"
"이.. 이거까지는.. 괜찮아, 아까는 그냥 한 말..."
"됐으니까."
유사쿠는 핫도그를 들이밀었다. 아오이는 망설이다 건네받았다.
"고마워, 후지키군."
유사쿠는 놀란 표정으로 잠시 아오이를 보더니, 다시 고개를 돌렸다.
"다음에 이건 꼭 갚을 테니까.."
"......."
아까보다 개미 하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조용해진 광장에 다시 한번 옅은 바람이 불었다.
바람이 유사쿠의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머리카락이 잠시 흔들렸다.
아오이는 유사쿠에게 고개를 돌렸다.
그 순간, 유사쿠의 기분 좋은 옅은 미소를 잠시 보았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미소에 아오이는 놀란 표정을 짓더니, 이내 자기도 모르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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