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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고 했던가.

그런 거 믿지 않는다. 나는 저 멀리 있는 아스카가 너무나도 그립기에.



'고민이 있었는데...'
'쥬다이, 나 말이야...'

그냥 하는 말인 줄 알았다. '당시에는'말이다.

여행을 떠난 지 몇 년째. 그 말이 잊혀지지 않는다.

여느 때처럼 호텔 밖 밤 풍경은 네온사인으로 반짝거리고, 길거리 사람들의 전혀 알 수 없는 말들로 가득했다.

쥬다이는 얼음 속에 담긴 보드카 하나를 꺼내 들어 조심히 컵에 붓는다. 달그닥, 거리는 소리가 기분 좋게 들렸다.


보드카를 한입, 입에 가져다 댄다. 그리고 다시 그날의 말을 생각해 본다.

'난 널....'
무슨 의미였을까.

괜히 애교 섞인 그 목소리와 결국 갈수록 울먹거리던 그 목소리는 무슨 의미였을까.

별 것 아닌 이 모든 말들이 요즘 들어 신경 쓰이게 한다.


"그 계집이 신경 쓰이나 보지?"
유벨이 눈치채고 물어봤다.
"아니..."

보드카를 한 모금 마시며 저 멀리 떨어져 나가는 네온사인을 보며 모른 척해봤다.

"그래 봤자 소용없어 쥬다이."
"헤헷 들켰나"

휴대폰 배경화면은 아직도 졸업사진 때의 사진 그대로이다. 쥬다이는 아스카의 사진을 뚫어져라 쳐다보다 엄지손가락으로 슥-닦아본다.

"그립네..."
"그렇게 그리우면, 찾아가 보던가."
"근데 무슨 그리움인지 모르겠어"
"무슨 소리야?"

보드카를 담근 얼음이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녹아내리는 만큼 이 알 수 없는 그리움이란 감정도 해결되면 좋으련만.

"왜 그때 아스카가 한 말들이 신경 쓰이는 걸까.. 갑자기 아스카가 왜 그리운 걸까.."
"그걸 두고 인간들은 사랑이라 표현하더군"
"내가 아스카를 사랑.. 한다고? 유벨 장난도 심하네"
라고 웃으며 넘겼지만, 유벨의 말이 아주 틀린 것은 아니다.

어쩌면 사랑일지도 모르는 그리움 일지 모른다.


"뭣하면 계집에게 연락해보던가"
"........"

쥬다이는 핸드폰 속 아스카의 번호를 찾는다.
보드카의 기운이 돌아 정신이 흐릿해져 갔다.


몇 번의 통화음이 지나더니 여보세요? 와 함께 아스카의 목소리가 들렸다.


"쥬다이? 이 시간에 어쩐 일이야? 여기 지금 새벽인데.."
살짝 덜 깬 목소리가 사랑스럽게 들렸다.

"나말이야...."
"쥬다이? 술 마셨니? 목소리가.. 어디야?"

걱정되는 듯 아스카는 물었다.
피식-,웃음이 나왔다.

"왜 웃어!"
"나 말이야... 네가 그리워서 전화했어."
"뭐?"

당황하는 목소리가 전화기 넘어 느껴진다.

"네가 좋아서. 네가 그리워서. 조만간 일본으로 갈게."
뚝.

멋대로 끊었다.

"아아아 아-말해버렸다-"
"사랑 고백치 곤 싱겁군"
"닥쳐..."

쥬다이는 남은 보드카를 마시며 호텔 밖 아경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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